[이슈체크] 1,040마력 싼타페 등장? 세계의 튜닝 축제, SEMA쇼

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SEMA 쇼자동차 시장에 ‘오토쇼’가 있다면, 자동차 튜닝 시장에는 ‘SEMA쇼’가 있는데요. 이미 세계 튜닝시장의 규모는 10년 전 100조 원을 넘길 만큼 매우 성장한 상태예요.오늘 차차 완전정복에서는 세계 최대의 자동차 튜닝 축제, SEMA 쇼에 대해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올해 열렸던 SEMA쇼에서도 화려한 튜닝카가 평소처럼 한가득 등장해 자동차 마니아들을 즐겁게 했었는데요.한편으로 전기차와 친환경 트렌드에 따라 배터리와 모터, 다양한 ADAS 기술들도 함께 살펴볼 수 있었어요. 지구촌 애프터마켓 축제, SEMA쇼매년 1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는 세계 최대의 튜닝 산업 박람회 SEMA쇼가 열려요.SEMA쇼는 1967년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소규모 협회를 만들어 튜닝 관련 행사를 연 것이 그 시작이에요.당시 행사를 주관한 미국 특수장비시장협회(Special Equipment Manufacturers Association)의 이름을 따서 SEMA쇼라고 부르게 되었죠.지금은 협회명(Specialty Equipment Market Association)이 바뀌었지만, 앞글자는 동일해 행사 이름이 유지되고 있어요.SEMA 쇼에는 일반인의 입장을 제한하고 있어요. 완성차 또는 튜닝 업체 관계자, 미디어와 바이어 등 업계와 관련된 사람들만 출입이 가능하죠.하지만 매년 상당히 큰 규모로 열리고 있어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4개의 전시관 중 절반을 사용하며, 다양한 완성차 브랜드와 부품사, 튜닝 업체들이 부스를 마련하는데요.전시장 인근 야외 공간에서는 튜닝카 콘테스트와 드리프트 쇼 등의 부대행사가 열리기도 해요. 이런 외부 부대행사는 누구나 참여해서 관람할 수 있어요.미국에서 열리는 행사인 만큼 GM과 포드 같은 미국 태생의 자동차 브랜드는 물론, 북미 시장에 적극적인 토요타, 닛산, 혼다 등의 일본 업체들과 현대차그룹도 SEMA 쇼에 부스를 마련하고 있어요.이외에도 타이어와 오일, 배터리 등 주요 부품과 다양한 튜닝 부품과 카오디오, 재제조 부품까지 차량 관련 거의 모든 제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나흘 간 열린 이번 2023 SEMA쇼에는 2,200개 업체가 부스를 마련해 2,000가지가 넘는 신기술과 신제품을 발표했어요.100개가 넘는 국가에서 15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방문했고, 주최측에 따르면 제품 구매를 위해 방문한 바이어만 6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요. 2023 SEMA 쇼, 올해의 주요 출품 차량은?수많은 출품 차종들이 있지만 그중 인상깊었던 차종은 엔진 스왑이 진행된 차들이었어요. 엔진 스왑은 다른 차종의 엔진을 가져다 싣는 것을 말해요.엔진이 바뀌면서 변속기와 구동계 전반이 통째로 바뀌고, 터보차저를 더하는 등 출력을 높이기 위한 튜닝도 함께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죠.엔진, 미션 마운트를 가공해야 하고 배터리를 비롯한 기타 부품들의 위치도 고려해야 하며, 최근의 전자화된 엔진이라면 ECU와 각종 배선들까지 교체해야 하니 난이도가 높은 작업이죠.‘Ringbrothers’리는 튜닝 업체에서는 롤스로이스 실버 클라우드에 GM의 LT4 엔진을 얹었어요.V형 8기통, 6.2리터의 배기량에 슈퍼차저가 더해진 엔진으로, 쉐보레 콜벳 Z06나 캐딜락 CTS-V 등 고성능 모델에 주로 쓰이는 엔진이죠.이 엔진은 요즘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OHV(Over Head Valve) 방식으로 저속 토크가 넉넉하고 배기량 대비 부피가 작아 다른 차에 스왑하기 유리한 점이 특징이에요.이미 다양한 튜너들이 다양한 차종에 적용한 사례가 있지만, 세계 최고의 고급차 롤스로이스에 적용되니 색다른 느낌이네요.엔진의 성능은 최고출력 640마력, 최대토크 87.0kgf.m 까지 끌어올렸지만, 외관은 순정 상태로 남겨 두어 ‘양의 탈을 쓴 늑대’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해요.엔진 블록에도 롤스로이스 엠블럼을 부착하고, 실내에는 롤스로이스의 특징 중 하나인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까지 설치해 롤스로이스의 품위를 유지한 모습이에요.토요타 수프라 엔진을 얹은 재규어 E타입도 있어요. 수프라에 쓰인 2JZ 엔진은 엔진 출력을 1,000마력까지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이 큰 엔진으로 튜너들에게 사랑받는 엔진이에요.Illumasthetic이라는 튜닝 업체에서는 이 엔진을 750마력까지 끌어올려 재규어 E타입에 적용했어요.새로운 엔진이 적용되면서 터보차저와 인터쿨러 역시 변경되었고, 브레이크와 리어 서브프레임 등은 BMW 5시리즈와 M3, 쉐보레 콜벳 등의 부품을 활용했어요. 대배기량 엔진과 대비되는 전동화 파워트레인과 관련 제품도 다수 만나볼 수 있었어요.배터리와 모터, 관련 소프트웨어 등을 다루는 ‘하이퍼크래프트(Hypercraft)’라는 업체는 20~120kWh 용량의 모듈형 배터리 팩을 공개했어요.주로 레이스카용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만드는 이 업체에서는 전기 상용차와 버기카, 요트 등에도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공급하고 있어 그 활용도가 더 높을 것 같아요.ADAS로 불리는 능동형 주행보조기능에 대한 부스도 만나볼 수 있었어요.전시기간 내내 열린 ADAS 쇼케이스에서는 업계 관련자들의 네트워킹과 함께 ADAS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 전시와 기술 시연이 이루어졌다고 해요.운전 재미와 내연기관의 기계적인 매력에 빠진 이들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까지도 포용하는 모습이 이상적으로 느껴지네요. 빠질 수 없는 국산 브랜드 어떻게 활약했을까?현대차그룹은 이번 SEMA쇼에 ‘코나 제이드 콘셉트’를 출품했어요. ‘도시 모험가’를 테마로 제작된 코나 제이드 콘셉트는 톡톡 튀는 로빈스 에그 블루 컬러가 눈길을 끄네요.차체 후면 캐리어에는 같은 색상의 전기 자전거가 실려 있어서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라스트 마일 모빌리티로 사용할 수 있죠.여기에 온로드 주행을 고려해 20인치 휠, 미쉐린 PS4S 타이어를 적용하고, 아이박 스프링을 적용해 차체 지상고를 51mm 낮췄다고 해요.실내는 체크 페턴이 적용된 레카로 스포츠 시트, 전용 카매트와 도어 키킹 플레이트 등이 적용되어 개성을 더했어요.코나 제이드 콘셉트는 비교적 얌전한 모습이지만, 이전 SEMA 쇼에서는 더 과감한 튜닝이 이루어진 국산차도 만나볼 수 있었어요.2015년 기아차는 K5(수출명 옵티마)를 기반으로 옵티마 A1A 컨버터블을 출품했어요. A1A라는 이름은 미국 플로리다 주의 고속도로에서 따온 것이라고 해요.루프와 C필러를 잘라낸 컨버터블로 형광색 차체와 베이지색 실내의 대비가 돋보이며, 코치 도어를 적용해 뒷문이 반대로 열리면서 중간의 B필러가 어색해 보이기도 하네요.같은 해 현대차가 출품한 4대의 자동차 중에는 1,040마력짜리 싼타페(국내명 맥스크루즈)도 있었어요.‘비시모토(Bisimoto)’라는 튜너와의 협업으로 제작된 이 튜닝카는 ‘Santa-Fast’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V6 3.8리터 람다 엔진에 터보를 달아 출력을 끌어올리고, 에쿠스의 리어 디퍼렌셜과 6단 수동 변속기, KW의 코일오버 서스펜션과 함께 투박한 디자인의 19인치 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었어요.2019년에는 N 브랜드의 첫 모델인 벨로스터 N에 다양한 파츠를 추가한 벨로스터 N 퍼포먼스 콘셉트를 SEMA쇼에서 공개하기도 했어요.무광 블랙과 페인트를 칠한 차체엔 카본 스포일러와 오렌지 포인트가 더해진 디퓨저와 에어덕트 등을 추가해 포인트를 주었고, OZ 19인치 휠과 알콘 5피스톤 캘리퍼,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를 더해 더 민첩하고 역동적인 주행을 뒷받침하도록 했어요.알칸타라로 마감된 실내 역시 탄소섬유 내장재와 오렌지 포인트가 더해져 스포티한 분위기를 더했던 차량이었죠.SEMA쇼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면서 인상적인 출품 차량들과 국내 제조사의 출품 차량들을 가볍게 살펴봤어요.분량 상 반의 반도 소개해 드리지 못했을 만큼 볼거리가 풍성해서 SEMA쇼 방문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시기간 내내 관람해도 시간이 모자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한편으로는 최근의 현대차그룹은 SEMA쇼에서의 존재감이 약해지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드는데, SEMA 쇼에서도 멋지게 튜닝된 국산차들을 본다면 무척 반가울 것 같아요.이미지 출처 : SEMA쇼 공식 홈페이지, Topgear, Motor1, Motortrend 등Copyrights 첫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