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목숨을 건 극한의 레이스, 2024 다카르 랠리

2024 다카르 랠리, 우승을 코앞에 둔 아우디!지난 1월 3일, 아우디는 자사의 플래그십 전기 SUV ‘Q8 e-트론’을 기반으로 한 특별한 한정판을 공개했어요.‘아우디 Q8 e-트론 에디션 다카르’는 오프로딩 최적화로 재탄생한 모습이 인상적인 모델이었죠. 그리고 그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특별한 한정판은 바로 ‘다카르 랠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거예요.다카르 랠리를 처음 들어보신 분도 계실 거예요. 이건 단순한 경주 대회가 아닌, 죽음의 레이스라고도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주 대회 중 하나예요.그리고 2024년 올해의 대회는 지난 1월 5일부터 19일, 바로 오늘까지 현재 진행 중인데요. 오늘은 다카르 랠리를 소개하고, 2024년의 생생한 경기 속으로 함께 빠져들어 볼게요. 죽음의 레이스, 다카르 랠리모터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랠리(Rally)’라는 종목에 대해 꽤 익숙하실 것이라고 생각해요.간단하게 설명드리자면, 랠리는 일반적으로 ‘서킷(Circuit)’이라고 불리는 자동차 전용 경주장이 아닌 공공도로 및 자연 등을 무대로 임의로 지정한 특정 구간을 질주하는 형태의 종목이에요.포장된 아스팔트에서부터 산악, 사막, 빙판 등의 비포장도로 등 모든 조건을 가리지 않고 달리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죠.그리고 전 세계 랠리 대회 중에서 현재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단연코 ‘월드 랠리 챔피온십(World Rally Championship, WRC)’인데요. 국내 완성차 업체로는 현대자동차가 최근 10여년 동안 꾸준히 대회에 출전하면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어요.월드 랠리 챔피온십이 지역 랠리 대회를 하나로 묶어 ‘라운드(ROUND)’ 형식으로 1년 동안 전 세계를 다니면서 진행된다면, ‘다카르 랠리(Dakar Rally)’는 일반적 랠리와 다소 다른 형태를 갖췄어요.보통 매년 1월에 시작하는 다카르 랠리는 무려 2주 이상 끝없이 이어진 수천 킬로미터의 사막을 달리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에요. 그리고 극한의 경기 조건으로 완주율은 겨우 절반에 지나지 않아요.게다가 대회마다 참가자나 관람자가 사망하는 사건도 일어나 말 그대로 ‘죽음의 레이스’로 불리고 있죠. 덕분에 다카르 랠리는 지난 45년 동안 무시무시한 유명세를 떨치고 있어요.일반적인 랠리 대회가 자동차, 모터사이클 등 탈것에 따라 개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반면 다카르랠리는 험준한 사막을 질주할 수 있는 탈것이라면 모두 참여가 가능한 것으로도 유명해요.2024년 현재 진행 중인 올해 대회를 기준으로 살펴보자면 크게는 8가지 클래스로 구분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모터사이클, 사륜바이크(ATV), 트럭, 자동차 등이 포함돼요.그리고 여기에서 개조, 비개조 부문과 함께 프로, 아마추어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어요.즉 전문 드라이버가 아니더라도 특정 자격만 갖췄다면 누구라도 이 지옥의 다카르 랠리에 ‘도전’은 해볼 수 있다는 말이죠.다카르 랠리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바로 상금이에요. 일반적으로 대회에서 우승을 한다면 어마어마한 상금이 따라오기 마련인데요.다카르 랠리에서는 상금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요. 즉, 참가자가 완주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이곳을 극복했다는 영광과 명예라고 할 수 있죠.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마다 전 세계 사람들은 이 극한의 대회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요.이쯤 되면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실 거예요. ‘아니, 이렇게 위험하고 무자비한 경주 대회를 도대체 누가, 언제 만들어낸 거야?’ 하는 궁금증이요. 다카르 랠리, 어떻게 시작됐을까?다카르 랠리의 시작은 무려 197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당시 프랑스 출신인 ‘티에리 사빈(Thierry Sabine)’은 자신의 모터사이클로 아비장 니스-랠리에 참여하고 있었는데요. 대회 도중 리비안 사막에서 길을 잃게 됐다고 해요.그는 사막 한복판에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가까스로 프랑스로 돌아올 수 있었는데, 당시 자신이 경험한 ‘짜릿한 감정’을 다른 사람들도 느낄 수 있도록 이를 대회로 만들고 싶어했다고 해요.그렇게 시작된 첫 코스는 프랑스에서 시작해 세네갈의 수도인 다카르에 이르도록 해 ‘파리-다카르 랠리’라는 이름으로 탄생됐어요.‘가는 사람들을 위한 도전,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꿈(A challenge for those who go. A dream for those who stay behind)’이라는 모토 아래 1978년 12월 26일, 첫 번째 파리-다카르 랠리가 개최됐죠.2000년대부터는 그 시작점이 스페인, 포르투갈 등으로 변경됐으나 유럽에서 아프리카 대륙을 오간다는 사실에는 결코 변함이 없었죠. 하지만 2008년, 아프리카 일부 치안이 불안정해지면서 대회 운영은 차질을 빚게 됐어요.당시 프랑스 국방부는 대회 중간 가로지르는 아프리카 지역의 일부 구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실제로 랠리를 향한 테러 위험까지 겹쳐져 대회는 결국 취소되고 말았어요.이에 2009년 칠레를 시작으로 그 무대를 남아메리카로 옮기면서 대회명을 ‘다카르 랠리’로 변경했어요. 그리고 2020년부터는 다시 사우디아라비아로 자리를 옮겨 진행하고 있어요.오늘날 코스에는 파리도, 다카르도 모두 사라졌으나 이름의 상징성 때문에 다카르라는 대회명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다카르 랠리 참가자들은 약 2주간의 오랜 기간 동안 7~8천km에 이르는 장거리를 흙먼지 속에서 달려야 하는데요.이 뜻은 하루에 적어도 500km는 쉬지 않고 달려야 된다는 의미예요. 완주율이 다른 대회 대비 현저히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코스는 정해진 바 없이 A라는 지점에서 시작, 지역을 관통해 B 지점에 도달하면 되는데요. 사이사이 참가자들끼리 기록 경쟁을 하는 스페셜 스테이지가 포함되어 순위를 결정한다고 해요.다카르 랠리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반인부터 브랜드 기술력과 차량의 내구성을 테스트하려는 목적을 지닌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데요.다카르 랠리를 완주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또 우승한다는 사실 자체가 엄청난 영광임과 동시에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기에 매년 수백 명의 참가자가 대회에 도전하죠.따라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 또한 다카르 랠리 참여에 적극적인데요. 지난 45년간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4개 국적 회사들이 번갈아 가면서 우승을 해 오고 있어요.언젠가 한국 완성차 업체 또한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네요.물론 지금까지 한국 완성차 업체는 물론, 한국인이 다카르 랠리에 도전한 사례는 많아요.한국차의 참여는 무려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고 하는데요. 그중 최초로 대회를 완주한 사례는 바로 1994년 대회예요.당시 쌍용자동차(현 KGM)의 코란도 훼미리가 한국 완성체 업체 처음으로 완주 및 종합 8위의 성적을 거둔 바 있어요.1996년에는 쌍용자동차가 6대의 무쏘를 출전시켜 그중 3대가 완주했는데요. 이때 한국인 최초의 다카르 랠리 완주자가 탄생했어요.그로부터 약 24년 뒤, 2020년에는 자동차가 아닌 다른 모터사이클 부문에서 최초로 한국인이 완주한 사례도 생기게 됐죠. 이미 시작된 2024 다카르 랠리2024 다카르 랠리 참가자들은 아직 뜨겁게 달리는 중이에요. 대회는 1월 5일 시작해 19일까지, 총 15일간 진행되고 있죠. 지난 대회와 동일하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됐어요.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알울라(ALULA)에서 시작해서 얀부(YANBU)에 이르기까지 총 12개 스테이지로 구성된 7,891km의 코스를 주행하며, 그중 기록 경쟁을 하는 스페셜 스테이지는 4,727km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요.이번 대회에는 420여 개의 팀(혹은 개인)이 대회에 출전했는데요. 과연 완주에 이르기까지 몇 팀이 살아남을지 궁금해져요.특히 이번 2024 다카르 랠리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스테이지는 바로 ‘48시간 크로노’라고 불리는 스테이지6예요.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무려 이틀간 진행되는 코스로, 여기에는 ‘엠프티 쿼터’라는 세계 최대의 사막 지대가 포함되어 있어요. 주어진 48시간 내에 혼자만의 힘으로 극복해야 하는 극한의 구간이기도 하죠.이 스테이지는 지난 1월 12일부터 13일, 양일간에 걸쳐 진행됐는데요.이 스테이지의 자동차 부문 우승자는 ‘세바스티앙 로브(Sébastien Loeb)’로 WRC에서 무려 9년 연속으로 시즌 챔피언에 오른 랠리 마스터였어요.스테이지 9를 달리고 있는 1월 16일 기준, 자동차 부문 종합순위 1위는 팀 아우디 스포츠의 ‘카를로스 사인츠(Carlos Sainez)’로, 뒤이어 '세바스티앙 로브',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루카스 모라에스(Lucas Moraes)’가 수십 분 간격으로 벌어져 있어요.현재 가장 처음에 소개한 RS Q E-트론의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죠.과연 대회가 마무리되는 오늘, 극한의 지옥 속에서 우승을 거머쥘 팀은 앞서 언급한 세 팀 중 한 팀이 될지, 아니면 반전의 드라마가 탄생될지 기대가 되네요.물론 ‘목숨을 건 극악의 레이스’라곤 하지만, 큰 사고 없이 모든 사람들이 무사히 완주에 성공하기를 기원해요.이미지 출처 : dakar.com, 제조사 홈페이지Copyrights 첫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