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주목] 귀요미 피아트, 전기차로 돌아오면 어떨까?

잔망 넘치는 피아트, 국내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요?코로나19 기간 이전에 벌써 두 차례나 한국시장의 문을 두드렸으나 결국 좌절한 브랜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바로 이탈리아의 대중차 브랜드, 피아트(FIAT)인데요. 피아트의 한국 진출 일화와 함께 전기차로 돌아온 피아트의 글로벌 진출 이야기까지 함께 소개할게요. 시대를 너무 앞서갔던(?) 피아트한국 시장에 피아트라는 브랜드는 언제 처음 들어왔을까요? 대부분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인 2013년을 떠올릴 텐데요.지금의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당시 이탈리아 국민차 ‘피아트 친퀘첸토’(이하 피아트 500)를 야심차게 선보인 적이 있었죠.하지만 그보다 이른 90년대에 이미 공식적으로 수입된 적이 있었다는 사실! 대치동 은마아파트 건설사로 그 이름을 날린 한보그룹 산하의 이탈리아 모터스에서 피아트 푼토, 쿠페 등을 수입, 판매한 적이 있었어요.하지만 1997년 외환 위기로 그룹이 해체되자 자연스레 피아트라는 브랜드는 국내에서 보기 힘들어졌죠.약 16년 뒤인 2013년 2월, 크라이슬러 코리아는 피아트 500, 500C, 프리몬트 등 세 개 모델을 동시에 출시하면서 다시 한번 당찬 도전장을 내밀었는데요.한 가지 의문인 건, 어떻게 미국 브랜드 크라이슬러에서 이탈리아 브랜드의 차를 출시할 수 있었냐는 점이죠.이는 당시 피아트그룹이 크라이슬러 지분을 절반 가까이 갖고 있었던 상태였기 때문인데요.이후 2014년에는 크라이슬러가 완전히 피아트 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FCA(피아트 크라이슬러 그룹)가 탄생하게 됐어요.그리고 2020년대에 들어 FCA는 PSA(푸조-시트로엥 그룹)과 합병하면서 오늘날 스텔란티스로 재탄생했죠.크라이슬러 중고 매물 보러가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크라이슬러 코리아는 500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요.2000년대 초반에는 폭스바겐 비틀이, 이후에는 BMW그룹의 미니가 인기를 끄는 등 유럽의 아이코닉한 소형차가 그 고유의 디자인 덕분에 큰 사랑을 받았으니까요.참고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판매된 유럽 국가별 국민차를 살펴보자면 영국은 모리스 미니, 독일은 폭스바겐 비틀, 이탈리아는 피아트 500이 대표적인데요.이 세 가지 차종 모두 21세기 전후로 부활과 동시에 레트로 디자인 룩으로 각광받았죠.따라서 세 차종 중 아직 한국에 출시되지 않은 피아트의 500 또한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지 않았나 생각돼요.하지만 500의 한국 실적은 상당히 저조했어요. 작은 크기의 소형 모델로 유럽에서는 저렴하게 판매되었던 것에 비해 한국에서는 무려 3천 만 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책정됐거든요.이는 당시 국산 중형에서 준대형 세단 정도를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었다고 해요.결국 출시 다음해인 2014년에 1,000만 원 상당의 프로모션을 실시했어요. 이처럼 피아트는 특별한 활약은 보여주지 못하고 결국 2018년 또다시 철수하는 결말을 맞이했죠.고가의 정책으로 국내 시장에서 부진을 겪은 500이지만 유럽 등지에서는 저렴한 소형차로 나름의 인기를 누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2020년부터는 풀체인지를 거친 순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면서 꾸준히 그 존재감을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드러내고 있어요. 전기차 시대, 기지개를 켜는 피아트!오늘날 피아트 500은 크게 내연기관 모델과 전기차 모델 등 두 가지로 구분되어 있어요.우선 내연기관 모델은 지난 2007년에 출시되고 난 뒤 지금까지 계속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며, 2020년부터는 완전변경이자 전기차 전용 모델이 새롭게 출시됐죠.본래 친퀘첸토 전기차 모델은 기존 내연기관의 파생모델로 지난 2013년 500e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시됐는데요.이후 2020년에 풀체인지가 되면서 500은 사실상 전기차 전용 모델로 거듭나게 됐죠.현재는 3세대 내연기관 모델과 4세대 전기차 전용 모델이 같이 판매되고 있어요. 오늘은 그중 4세대 500에 대해 살펴볼게요.FCA 그룹은 2020년 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첫 번째 순수전기차를 출시했어요. 그것이 바로 4세대 500예요.3세대 모델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모델과 동일하게 4세대 모델은 일반적으로 500e로도 불리고 있는데요.사실 출시 당시 이 차의 공식 명칭은 더 뉴 500(The New 500)이었어요. 이는 앞으로의 500이 기존 내연기관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전기차 전용 모델로서 활약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 아닐까 해요.즉, 차세대 500은 앞으로 전기차로만 출시될 것이라는 의미가 내포된 셈이죠.4세대 500은 3세대와 마찬가지로 1세대의 둥글둥글한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되 좀 더 세련되게 다듬어진 점이 눈에 띄어요.특히 전면부 헤드램프의 경우 인상을 짓는 듯한 눈매가 새겨져 날렵한 이미지를 부여하는데요.최근 한국에 출시된 더 올 뉴 미니 일렉트릭 미니 쿠퍼의 경우에도 둥근 헤드램프 속에 두 줄을 그어 비슷한 이미지를 구현한 바 있는 것 같아요.새로운 전면부 디자인과 함께 피아트라는 로고 대신에 차명인 ‘500’을 새긴 것이 독특한 요소예요.그만큼 500은 피아트라는 브랜드를 넘어서 모델 그 자체만으로 의미가 있다는 걸 표현한 게 아닐까 싶군요.전기차 플랫폼으로 전환되면서 4세대 500의 크기 또한 커졌는데요. 휠베이스와 전폭이 전 세대 대비 각각 20mm, 60mm 증가하는 등 크기를 더 넓혔어요.최고속도는 150km/h로 제한되어 있으며 시속 100km 도달속도는 9.0초예요. 재미있는 부분은 피아트가 500의 시속 50km 도달속도를 3.1초라고 별도 기재해 두었다는 점인데요.이는 차량 특성상 도심에서 주로 활용되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확실히 작은 차체에 전기 파워트레인이 탑재됐으므로 꽉 막힌 도로에서도 쾌적하게 운전할 수 있겠죠?여기에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유럽 WLTP 기준 320km로 인증받았어요.4세대 500의 실내에서는 디지털화가 이뤄졌어요.7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함께 대시보드 중앙에는 10.25인치 센터 디스플레이가 탑재됐으며 기존 1열 좌석 중앙에 배치된 기어 레버가 삭제되면서 공간 활용도가 조금 더 넓어지는 효과까지 얻었어요.3세대 대비 출력은 물론 실용도까지 증가하자 4세대 500은 유럽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자랑하며 소형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게 됐는데요.첫 출시로부터 2년 뒤인 2022년 상반기에는 경우 테슬라 모델 Y, 모델 3에 이어 유럽 전기차 판매량 3위를 기록하기도 했죠.그리고 이듬해 2023년에는 유럽 소형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무려 15% 가까이 차지하는 등 그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상황이에요.인상적인 부분은 작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면서 유럽에서 소형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22년 대비 5% 감소했으나 500의 판매량은 오히려 0.3% 증가했다는 점이에요.유럽시장에서의 큰 인기 덕분인지 4세대 500은 올해 2024년 1분기 미국시장에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었어요.사실 피아트는 그동안 여러 번 미국시장에 도전했다가 실패의 쓴맛을 맛봤는데요.그중 가장 최근의 일은 지난 2010년으로 그 당시 3세대 500을 출시했으나 몇 해 뒤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철수했어요.이에 이번에는 전기차로 부활한 500을 통해 다시 한번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려보는 셈인데요. 이번에는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피아트 500 모델 보러가기 > 한국에 돌아올 일은 없을까?이처럼 유럽시장에서 승승장구하여 미국시장까지 노리는 4세대 500이 한국에 다시 들어올 일은 없을까요?한국에는 현재 스텔란티스 코리아가 있으나 스텔란티스 산하의 수많은 브랜드 중 지프와 푸조, 단 두 개 브랜드만 활발히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에요.과거에는 피아트를 포함해 크라이슬러, 시트로엥 등 여러 브랜드가 판매되기는 했으나 판매 부진으로 모두 철수하게 됐죠.현행 500이 분명 국내에서 매니아를 양산하기 충분한 차지만 출시로부터 약 4년이 지난 지금에도 별다른 소식이 없는 것을 미루어 볼 때, 국내 재출시는 어렵지 않을까 싶어요.한편 한국에서는 500이 아니더라도 매력적인 경형 및 소형 전기차가 판매되거나 곧 출시를 앞두고 있어요.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우 작년 기아의 레이 EV가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올해는 현대 캐스퍼 전기차가 공개될 것으로 알려져 있죠.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는 최근 미니 쿠퍼 일렉트릭 선택할 수 있고요.게다가 올해 초 사명을 바꾼 르노코리아의 경우 소형 전기차 르노 5 E-테크 일렉트릭 도입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까지 들려오고 있어 굳이 500이 없더라도 매력적인 소형 전기차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요.모리스 미니, 폭스바겐 비틀과 함께 내연기관 소형차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보였던 피아트 500이었지만 한국에서는 비싼 가격 정책 때문인지 큰 인기를 끌지는 못한 것 같아요.과연 스텔란티스가 언젠가 한국 시장에 피아트라는 브랜드를 들여올 수 있을지, 들여온다면 그 시작이 바로 4세대 500이 될지 궁금하네요.이미지 출처 : 스텔란티스 그룹 미디어Copyrights 첫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